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미국 시장 진출의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다.
K9 계열 차량이 미 육군의 평가를 받게 되면서 미국이라는 대형 방산시장에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단순한 미국 진출을 넘어 향후 유럽과 중동 등 주요 방산 수출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진출이 주목받는 이유
K9은 이미 해외 여러 국가에서 운용되며 글로벌 자주포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현재 튀르키예와 인도, 폴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9개국에 1000문 이상이 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을 기반으로 개발한 차륜형 시제품 K9MH를 미 육군에 공급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방산시장인 동시에 무기체계 선정 과정이 까다로운 국가로 꼽힌다. 따라서 미 육군의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만으로도 K9의 기술력과 운용 능력을 알리는 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에서 실제 평가가 이뤄지면 향후 다른 국가와의 수출 협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실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사우디·폴란드 수주전에도 관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을 앞세워 공략하고 있는 해외 시장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는 곳 중 하나는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자주포 전력을 현대화하기 위해 약 45억54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7조39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방산기업 인드라와 협력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단순히 완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K9 관련 기술과 핵심 부품을 제공하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형태를 통해 스페인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에는 스페인 육군의 요구에 맞춰 K9 자주포 128문과 탄약운반차 120대를 공동 제작·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중동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기회로 꼽힌다.
사우디는 노후화된 군사 장비를 교체하고 지상 전력을 현대화하기 위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주포를 비롯해 장갑차와 유도무기 등 다양한 무기체계 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과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앞세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 추가 계약 가능성도
기존 K9의 주요 수출국인 폴란드와의 추가 사업도 진행 중이다.
폴란드는 앞서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K9 자주포 약 360문을 도입하기로 계약했다. 현재는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3차 계약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생산을 전제로 협상이 성사될 경우 K9 약 300문을 추가 공급할 가능성이 있으며,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8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미국에서의 평가가 수출 경쟁력 높일까
업계가 이번 미국 진출을 중요하게 보는 배경에는 이른바 ‘레퍼런스 효과’가 있다.
미국처럼 방산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 검증과 평가가 요구되는 시장에서 K9이 평가 대상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다른 국가들의 무기 도입 판단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K9을 운용하는 국가가 늘어나면 다양한 기후와 지형에서 실제 운용 데이터가 축적된다. 추운 지역부터 고온·건조한 환경까지 여러 조건에서 성능이 검증될수록 제품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결국 미국 시장 진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입장에서 K9의 새로운 수출처를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 해외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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